경험

네이버 부스트캠프 웹모바일 7기 지원후기

유우비트 2022. 7. 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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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지원했다. 사실 1차를 본 지는 꽤 됐고 2차도 오늘 막 치르고 온 시점이다.

지원서를 언제 썼는지는 이제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1차 후기를 적어야겠다고 해놓고 이것저것 바쁜 일들이 많아서 쓰질 못했다. (당장 다음 주에도 할 일들이 산더미다)

시간이 흐르기 전에 그동안 있었던 일들, 그리고 준비하면서 했던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왜 했는가

 

이전에 월말 회고에서도 언급하기도 했었는데, 그동안 이룬 것들이 얼마 없었다. 특히 개발 쪽으로는.

개발 언저리에 있는 것들을 꽤나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분야에서 많은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알고리즘. 기껏해야 골드 4다. PS에 들인 시간은 많은데, 그렇다고 취미처럼 하지는 않았다.

특히 수상 이력이 생기고 난 뒤로부터는 더 게을리 한 것 같다.

정말 밥만 먹고 백준만 푸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취미의 영역까지는 다다르지 못한 셈이다.

또 ‘필요’의 영역에서 보더라도, 코테 준비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치열하게 공부한 것도 아니다.

 

커뮤니티 운영. 나름 멋진 곳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내가 시작했다고 해서, 지금의 블뎁을 나 혼자 만든 것은 아니다.

나보다 실력 있는(혹은 열정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한 일은 공간을 마련한 것일 뿐이다.

돌이켜보면 보잘것없는 능력을 커뮤니티로 감추려고 했던 것 같다.

아는 것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얼마 없지만, 내가 만든 곳에 속한 ‘대단한 사람’들의 후광 아래서 묻어가는 느낌?

 

물론 마냥 내가 최고여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다.

굳이 이끄는 사람이 모든 걸 다 잘할 필요는 없다. 잘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잘 굴리기만 하면 된다고.

듣자마자 유비와 조조를 생각했다. 뭐 그런 것도 있지 않은가. 유비 vs 조조 직장 상사로 좋은 사람은?

그래도 현대 사회에서는 유비보다는 조조 같은 사람이 낫지 않을까? 최소한 나는 그랬다.

뭐야, 리더라고 하는 사람이 저 정도밖에 안 돼?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는 않았다.

또, 커뮤니케이션 능력 말고 나 자신의 개발 역량을 끌어올리고 싶은 생각이 있기도 했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오자. 그동안 뭐했니? 했을 때 이야기할 것들은 많은데,

오롯이 나 혼자 만든 것이 무엇인가를 물었을 때 말문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이래저래 손댄 일들은 많다. 랜디봇 개발, 장고 웹 스터디 등등.

근데 어디 가서 자랑할 만한 결과물은 없었다. 거기까지가 딱 한계였던 것 같다. 자잘한 것들만 찍먹하다가 마는 그런…

 

뭔가 큰 거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저렴한 표현인가?

인생에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역사적인 이벤트를 남기고 싶었다.

그 정도로 나 자신을 몰아붙여보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정리하자면 두 가지가 필요했다.

조직 운영에 필요한 나 자신의 성장. 그리고 한계 두드리기. 그래서 지원했다.

 

 

 

왜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

 

 

1) 개발자가 되고 싶은 이유,

2) 개발 과정에서의 경험과 노력,

3) 주도적으로 행동했던 경험,

4) 전반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경험 (활발하게 소통 가능한지?)

 

크게 네 가지를 물어봤다. 사실 자소서를 쓰면서 느낀 바가 많다.

나에게는 1번이 좀 의미 깊게 다가왔음.

 

‘왜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

익숙한 질문이다. 근데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유라고 하면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밖에 없었다.

 

컴퓨터가 좋았다. 어렸을 때는 게임이었는데, 클수록 그냥 컴퓨터로 하는 모든 게 좋아졌다.

그래서 개발자를 하면 컴퓨터를 원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마침 요즘 컴공이 잘 나간다네? 그래서 개발자 하기로 결심했다.

 

…고 쓸 수는 없지 않은가? 처음에야 물론 그런 불순? 한? 의도도 있긴 했지만,

사실 사람이라는 게 처음부터 그렇게 확고한 의지를 갖고 시작하는 경우가 없지 않던가?

고등학생들에게 그런 진지한 고민을 요구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생각해보라. 고등학교 물리 좀 잘한다고 물리학과 가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를…

그 정도 수준은 대학교 가면 교양 레벨로 배우는데, 그걸 적성이라고 생각하는 건 좀 아니라고 본다.

 

그러니까 결론은 이렇다. 결국 이유는 만들어가기 나름이라는 것.

처음부터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진로를 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불확실한 상태로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걷다가,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는 걸 깨달았을 때 즈음 ‘매몰 비용’을 인지하고,

‘합리화’의 필요성을 느껴서 만드는 것이 이유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그 길이 어두컴컴하니 잘 안 보이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가시밭길인 것은 아니다.

원래 방향대로 문예창작이나 인문학 하려고 했으면 이제 정말 리얼참트루 가시밭길이 펼쳐지겠지만

최소한 파이 자체가 큰 (혹은 파이 자체를 만들어먹을 수 있는) 이 시장에서는 어떤 길을 걸을 것인지는 본인 하기 나름이다.

 

그렇다고 꽃길을 꿈꾸고 오는 건 어불성설이다. 취미랑 직업은 다르다. 직업은 직업 나름의 각오가 있어야 한다.

취미라면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해도 되지만 일은 아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취미가 일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하기 싫어지는 법이다.

‘완전한 덕업일체’라는 말은 사실상 모순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앞에서 했던 결론의 반복이다. 공부도 하다 보면 나름 즐거운 지점이 있다.

개발도 처음에는 안 맞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누구든 ‘하다 보면’ 그런 포인트 하나 없겠는가.

그걸 열심히 찾고 마구마구 키워서 (일종의 자기 세뇌긴 하지만) 거기서 애써 보람을 느끼는 것이,

앞에서 언급했던 ‘이유는 만들어가기 나름’이라는 말과 같은 맥락인 것이다.

 

 

 

그래서 뭐라고 썼는데

 

개발은 예술과 공학 사이에 있는 무언가라고 했다. 인상 깊은 말이다.

정해진 길이 하나였다면 SW 개발에서 ‘방법론’이라는 것이 이렇게까지 중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예술적인 지점들을 찾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보기 좋게(prettier)’, ‘깔끔하게(clean)’ 코드를 작성하려는 노력들.

하지만 실제 예술과는 달랐던 점은, 그러한 ‘예술적인’ 노력들이 실제 현실에서 모종의 ‘유용함’을 가진다는 것이다.

예술은 그것이 아무리 심미적으로 뛰어나더라도 우리의 일상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지는 않는다.

좀 이상한 비유이긴 한데, 인생에 남을 감동적인 글 보기 vs 지구 상에서 엑티브X 없애기 하면 당연히 후자를 고르지 않을까?

 

그래서 그렇게 적었다. 예전에 예술을 했었는데, 개발에서 예술적 지점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들이 일상적인 유용성을 가진다는 것이 좋았다~라는 식으로.

거기에 더해서 위에 ‘왜 개발자가 되고 싶은가’에서 적었던 내용들 간추려서 쓴 정도.

 

두 번째 개발 경험과 노력을 묻는 항목에서는 ‘왜 그렇게 되는지’에 집중해서 개발했던 경험을 썼다.

수험생 때도 그랬고 ‘안 해도 되는 걸 굳이 주접떨면서 공부하는’ 성격이다.

근데 개발할 때는 그런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시험 기간에는 도움이 안 되는데, 그냥 무한정 배워야 할 때는 확실히 강점이라고 본다.)

 

OOP 과제할 때도 그랬었다.

당장 구현부터 해도 모자랄 판인데 괜히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객체지향적 설계 관련 영상들 찾아봤던 기억들.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도 그래서 샀다.

자료구조를 정할 때도 pair나 map이나 시간 얼마 차이 안 나니 그냥 아무 거나 써도 됐겠지만

그래도 뭘 써야 되는지 알고 싶어서 컨테이너 별로 특징 찾아보고 정했던 경험.

아무튼 공부할 때나 개발할 때 무지성으로 따라 하는 게 아니라, ‘나름의 의사결정’을 거친다는 것을 어필하려고 했다.

 

나머지는 별 거 없다.

커뮤니티 설립하고 운영했던 경험, 그리고 생각과 기록을 남기는 습관들에 대해 썼었다.

글 자체는 무난하게 썼던 것 같다. 자소서 첨삭 일 했던 게 이럴 때 도움이 많이 된다.

 

 

 

1차 코테

 

이제 진짜 코테 이야기만 하려고 한다.

MT를 가서 시험을 쳐야 했다.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후기를 찾아보니 부캠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CS50 강의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본인의 경우 정보처리기능사를 준비하면서 운영체제나 네트워크 쪽으로 기초적인 배경지식이 있긴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거의 다 까먹은 상태였다.

심지어 과제 마감과 여행과 MT가 연타로 겹쳐서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더 절망적인 상황이었음.

 

MT 가는 지하철에서 ‘얄팍한 코딩사전’의 ‘혼공얄코’ 강의를 2배속으로 들었다.

네트워크 / 운영체제 / 웹 쪽 강의만 들었는데, CS 객관식 문제를 풀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시험은 100분동안 치러졌다.

 

CS 문제의 경우 직전에 들었던 유튜브 강의에서 두 세 문제 정도는 나왔던 것 같다.

검색을 허용해줬기에, 모르는 내용들은 검색해가며 푼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수준이었다.

30~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코딩 문제의 경우 두 문제 출제되었다. 둘 다 ‘구현’ 문제였다.

전날에 딱 한 문제를 풀고 갔는데, 프로그래머스의 ‘키패드 누르기’ 문제다.

1번과 느낌이 비슷해서 조금 놀랐다.

 

남은 시간 2번까지 풀 시간은 없어 보였기에, 1번만 잘 풀기로 했다.

분기를 잘 나눠서 케이스를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마지막 3분을 남기고 해법이 생각났는데, 아쉽게도 고치지 못하고 시험이 끝나버렸다.

 

CS 문제는 적당히 풀었고, 코딩 문제의 경우 0.7솔을 했다.

IDE를 통한 디버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굉장히 치명적이었다.

답이 틀리게 나와도 그게 왜 그렇게 된 건지는 직접 ‘뇌버깅’ 해보기 전까지 알 수가 없었다.

테케를 일일이 종이에 써서 굴려봐야 이게 왜 틀렸는지 알 수가 있었다.

심지어 에러가 뜨면 어디서 발생하는지도 몰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검토해야 한다.

 

평소에 백준을 풀 때는 ide에 편하게 풀면 되는데, 프로그래머스는 좀 다른 방식이라 많이 낯설었다.

만약 본인이 백준만 풀고 프로그래머스에 익숙하지 않다면 연습이 필요해 보인다.

 

 

 

1차 코테 결과

 

1차 코테 합격

 

결과는 합격.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최소 컷은 0.5솔이었다고.

추측컨데 CS + 코딩 문제로 커트라인을 정하고, 커트에 걸친 인원들만 자소서로 짜르는 게 아닌가 싶다.

구현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겠다.

 

 

 

2차 코테

 

...라고 했지만 결국 한 문제밖에 못 풀어보고 시험을 치르게 됐다.

코딩 문제 3문제, 서술형 2문제 (구현 과정 설명)가 출제되었다. 시간은 3시간.

1번 / 2+3번이 묶여서 나왔다. 서술형은 1번과 2+3번에 대한 풀이를 설명하는 식이었다.

 

1, 2+3번 역시 모두 구현 문제였다.

적당한 난이도였던 1번과 다르게 2+3번은 미친 난이도를 보여줬다.

 

예전에 파이썬 처음 시작하고 백준에서 ACM 호텔 풀 때 와… 하면서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걸 이번에 또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일단 문제에서 주어진 데이터를 옮겨 적는 데만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하나하나 쪼개서 처리하면 그렇게 수직적으로 깊은 난이도는 아니었는데,

수평적으로 처리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버거운 느낌이었다.

결국 2/3 정도 구현하다가 끝나버렸음.

 

1번을 깔끔하게 잘 풀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차라리 적당히 마무리하고 바로 2번으로 넘어왔다면 2솔을 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과는 총 1솔.

 

최종 합격자는 7/13에 발표된다고 한다. 2차 코테의 경우 한번 걸러져서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1) 최소 커트라인을 넘기면서 2) 자소서가 충분히 어필되지 않는다면 합격하기 어려울 것 같다.

 

현재까지는 1) 때문에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 같다.

고민은 여기까지 하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진행되고 있는 일에 집중할 생각이다.

 

 

 

 

최종 결과

 

탈락. 찾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1솔을 했었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2솔을 했으면 아마 결과가 달랐을 지도 모르겠다.

코테는 알고리즘 대회와 미묘하게 다른 감이 있다.

백준보다는 플머스에서 연습해볼 필요가 있겠다.

 

++ 합격자 대부분이 1솔에서 그쳤다고 한다.

사실 지원서에 비해 깃허브 프로필이 너무 초라하긴 했다.

프로젝트 경험을 더 쌓아서 지원해봐야겠다.

 

 

 

조언

 

CS 문제 대비

  • 시간이 많다면 CS50 강의 듣기. 단 임박해서 하는 것이 암기 효율 잘 나옴
  • 시간이 없다면 유튜브에서 ‘혼공얄코’ 강의 빠르게 훑기

코딩 문제 대비

  • 특정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문제는 출제하지 않는 것으로 보임
  • 깡 구현 문제들 많이 풀어보기
    • 규모에 압도당하지 말고, ‘일단 해보는’ 습관 들이기
  • 프로그래머스 카카오 코테 기출과 느낌이 굉장히 비슷함.
    • 프로그래머스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연습하는 것을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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