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근황

22.06.27

유우비트 2022. 7. 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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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생일이었다. 동시에 블뎁 MT를 가는 날이자, 네이버 부캠 코테가 있는 날이기도 했다.

많은 일정들이 있었기에 그만큼 준비해야 할 일도 많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코테였다.

생일은 그저 사회적 약속에 기반한 의미부여일 뿐이고 MT 역시 사교적인 행위의 연장선이 아닌지…

물론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내 가치 체계에서의 중요성을 따지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여행을 갔었다고 했다. 대충 속초 언저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돌아오는 날이었는데, 11시 체크아웃이면 한 저녁 즈음에는 도착하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밤 11시였다.

결국 장고 스터디랑 겹쳤다. 아니 이제는 프로젝트라고 해야지.

 

 

장고 프로젝트

 

회의를 진행하면서 부족함을 실감했다. PM을 맡기로 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정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 지도 모를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그리고 거미줄처럼 얽혀있었다.

길을 찾기 위해서는 목적이 중요하다. 목표는 무엇인지, 그것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런 것들을 정하고 나서야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결국 길을 잃게 된다.

 

프로젝트 관리를 해야할 PM은 이런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참여해본 경험이 없다.

백엔드 팀 셋은 이제 막 장고를 마친 입장인데 (심지어 그마저도 완전하지 못하다),

토이 프로젝트는 시간 관계로 스킵해서 개인 프로젝트마저 넘긴 뒤 팀 프로젝트로 넘어온 상황이다.

장고를 잘 알지도 못하는데 협업하는 방법부터 배워나가야 하니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그래서 목표부터 정해야했다. 우리는 장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고작해야 튜토리얼 따라해본 수준?

사용자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보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장고(프론트의 경우 리액트)에 대해 알아가는 것,

그리고 이미 있는 아이디어들을 구현해보면서 경험을 쌓는 것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우려했던 것은 근거의 부재였다. 개발은 곧 문제해결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경험은 의사결정의 근거가 된다.

우리에게는 의사결정의 근거가 부족했다. 아니, 없었다.

그래서 근거는 곧 어디 웹사이트에서 긁어온 내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전 회의 때처럼 회의 시간이 구글링 시간으로 변하는 것을 원하진 않았다.

모두가 백엔드와 장고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보유한 상태로 프로젝트에 임해야 했다.

지식의 격차가 생기면 프로젝트에서 소외되는 인원들이 생긴다.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려면 최소한의 요구 지식 수준 역시 동등해야 한다.

 

처음에는 근거가 될 경험을 쌓기 위해 인스타그램 클론코딩을 제안했다.

하지만 학습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프론트와 관련된 부분들 역시 신경써줘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는 프론트와 백이 나뉘어 있다.

그래서 백엔드에서는 필요한 데이터를 받아서 저장해주고,

반대로 저장한 것을 보내주는 API만 개발하면 된다. 클론코딩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DRF를 배우는 스터디와 병행하면서, REST API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로 했다.

 

백엔드는 이 정도로 해결했고, 프론트야 나도리가 있으니 걱정하지는 않는다.

모르는 사람들을 이끄는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모르면 배우면 된다.

하지만 이끄는 사람이 이런 것들을 모르면 그건 좀 문제가 된다. 조타수가 길 몰라서야 쓰것나.

데브옵스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다. 애자일 방법론과 스크럼.

공부하고 있긴 한데, 그쪽 지식이 항상 그렇듯이 말뿐인 말인지라,

실제로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낀다. 그래서 관련 사례들을 좀 찾아보고 있다.

 

암담한 기분이다. 많은 고민을 했고, 헬프를 치기도 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내가 열심히 할 수 없다면 남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역시 하나의 역할인 것 같다.

차차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블뎁 MT와 코테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프로젝트 일들을 좀 처리하니라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CS 강의를 좀 들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강의 몇 개만 듣고,

나머지 시간 동안은 플머스 레벨 1 문제들을 풀었다. 오랫동안 안 풀어서 그런지 잘 안 풀렸다.

결국 그냥 잤다.

 

블뎁 MT를 갔다. 숙소는 굉장히 쾌적했다. 그냥 방만 덩그러니 놓인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생필품에 편의 시설들도 잘 구비된 상태라 그 어떤 불편함도 없었다.

 

지금은 옆에는 도치가 누워있고, 밖에서는 무한으로 노래방을 즐기시는 중이다.

아침 6시에 이게 뭐하는 짓인가 몰라…

 

코테를 쳤다. 두 시간. 0.8솔 한 것 같다. 커트라인에 걸친 것 같은데, 결과가 나와봐야 알 듯.

지하철에서 CS 강의 들었던 것, 그리고 전날 플머 한 문제 풀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확실히 코테에서는 특정 알고리즘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는 구현류 문제가 잘 나오는 것 같다.

크게 미련을 가지진 않으려고 한다. 어차피 이거 안돼도 할 일 많다.

치고 나오니 서프라이즈 생일파티가 있었다. 얼떨떨했음.

처참한 몰골로 나왔는데 갑자기 박수치고 큰 소리가 나길래 순간 뭔가 했음.

케이크 보고 서프라이즈 축하인 것을 깨달았다. 이래서 몰카에 낚이는 건가 싶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기획해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케이크도 맛있었음.

 

까먹을까 봐 기억나는 이벤트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일단 바베큐 그릴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도치가 잘 굽더라.

배홍동 비빔면이 나왔는데, 정말 맛있었다. 본인은 코테가 있어서 중간에 먹다가 도망쳤다.

술은 안 마시려고 했는데 참새가 강권해서 어쩔 수 없이 딱 한잔만 했다.

음주코테… 무슨무슨 법으로 고발당할 것 같아 걱정이다.

 

코테 치고 와서는 생일 파티를 하고, 술 게임을 하다가 밖으로 나가서 캠프파이어를 했다.

어떤 분이 싸오신 양장피도 먹었다. 살면서 양장피는 처음 먹어본다. 맛있었음.

불멍 때리면서 노래도 불렀다. 여기까지만 보면 굉장히 낭만 있는 시간이었겠지만…

 

불을 피우기 위해서 온갖 이응쑈를 다 했다. 하필 비 오고 난 뒤 축축한 날씨여서, 불도 잘 안 붙었다.

결국 가스를 다 쓰게 되는 상황이 발생,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 쇼핑백과 휴지와 온갖 가연성 물질들을 투입한 뒤 미친 듯이 부채질했다.

썩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캠프파이어보다는 정글의 법칙에 조금 더 가까운 모습이 아니었는지.

그 과정에서 가루들이 풀풀 날리면서 온 몸에 들러붙는 슬픈 이벤트도 있었다.

 

결국 이브이가 에프킬라 두 개를 가져와서 현대과학의 힘을 증명했다.

아니 가스로 피우는 것보다 에프킬라가 불 더 잘 붙는 거 실화냐고….

불멍을 하려고 앉은 불가 근처 자리는 뜨거워서 비자발적 수육보쌈이 되는 기분이었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소음공해로 신고가 들어와서 경찰이 왔다.

근처에 주택가 없다고 해서 호스트가 괜찮다고 했는데,

외부에서 스피커를 틀면 저 멀리 있는 아파트까지 소리가 가나보다.

도치가 굉장히 민망해했다.

 

시마이하고 왔는데 갑자기 좁은 방에 모여서 술을 마시더라.

왜 거실 냅두고 그러는지… 를 물어봤는데, 아늑한 느낌을 준대나 어쩐대나.

무튼 굉장히 더워보여서 난 도망쳤다. 이지 그리고 후속 방문자들과 함께 비트의 토크쑈를 진행했다.

 

나도리와 향후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 고민에 대한 해결책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음 주부터 추진해보려고 한다.

 

일전의 그 방에 방문하니 굉장히 후덥지근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진실게임 같은 온갖 나이브한 이야기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무섭더라.

 

야식 타임에는 함스가 그렇게 자랑하던 간비국을 먹게 되었다.

무슨 칼바람 할 때마다 간비국 만들어온다고 해서 그게 그렇게 맛있나 궁금했는데,

먹어볼 기회가 생겨서 영광이다…라고 생각했었다. 만들기 전까지만 해도.

여러 해프닝이 있긴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맛있게? (추억 미화인가? 아무튼) 먹었다.

스팸을 구워줬더니 다들 잘 집어먹더라. 이럴 줄 알았으면 더 구울 걸 그랬다.

 

이제 자려고 한다. 마음 놓고 놀기엔 할 일이 너무 많다.

환경의 탓이기도 하지만, 마음이 여유롭지 못한 내 탓이 더 크다.

 

 

07/03

 

아이디어톤도 있고 부트캠프 신청서도 넣고 네이버 부캠 코테 준비도 하고

(사실상 핵심인) 종강 기념으로 여가 생활을 즐기니라 근황을 못 적었다.

아래는 그냥 메모해뒀던 토막글이다.

 

 

아이디어톤 + 부트캠프

 

학과 공지 추천 서비스. 나와 나도리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아서 몇 명을 더 끌어들였다.

프로젝트 영입인데 과정만 보면 무슨 다단계 하는 것마냥 음습하게 진행되는 이유는 뭘까?

무튼 아임지수와 박준서가 NLP 담당으로 들어왔고, 참새가 백엔드로 추가 영입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동료들에게 프로젝트 경험을 쌓게 해주려는 좋은 사람 같지만… 사실은… 히히…

아무튼 좋은 사람으로 보이면 된 거 아닐까?

무튼 플로우 차트 그리고 기능 명세 짜고 이런저런 것들을 했다.

 

 

네이버 부스트캠프 코테 2차

 

이건 후기로 올렸으니 넘어가려고 한다.

 

 

6월 정산

 

이번 주에 있었던 대화다. 기억에 남아서 기록해둔다.

6월 30일. 대화 일부 기록.

 

“-아무튼 그렇게 된 겁니다. 회원님은 혹시 좋아하는 사람 있습니까?”

- …잘 모르겠네요. 사실 그게 무슨 감정인지도 잘 모르겠어서요.

“살면서 누구 좋아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요?”

-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누구 좋아한다는 게 정확하게 뭡니까?

“음, 회원님 평소에 뭐할 때 가장 기분이 좋으십니까?”

- 침대에서 유튜브 보면서 뒹굴거리는 거…? 그거랑, 치킨 시켜먹을 때?

“어… 회원님이 누군가랑 같이 있을 때 그런 기분이 들면 보통 좋아하는 거라고 합니다.”

- 오, 그러면 좋아한다는 건 굉장히 저렴한 감정이네요.

“…?”

- 한 번에 19,000원으로 살 수 있는 감정이면, 저렴한 거 맞지 않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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