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4 근황 보고
월간 정산은 무슨. 그냥 근황 보고다. 오랜만에 올린다.
개발학회 운영에 대한 말말말
바쁘다. 많은 일이 있었다. 후회는 안 하는데 아쉬움은 있다.
기대를 덜어내는 법을 배웠다. 조급해지지 않은 법을 배웠다.
'삐걱거리긴 하는데 아무튼 뭔가가 굴러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예전에도 이 말을 하긴 했었다.
그 때랑 좀 다른 점은, '삐걱거리는' 것이 이상한 게 아니라 지극히 정상이라는 것.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각자 저마다의 어려움이 있더라.
사람이 하는 일인데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없다. 문제가 아예 안 생기면 그거야 말로 이상한 거임.
또 리드 자리 (특히 설립 초창기)는 '스타트업 대표'랑 정말정말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사장이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하고 일을 좀 찾아서 하라고 하고 그러면
약간 꼰대 마인드다 싶었는데, 지금 와서는 어떤 취지와 생각과 감정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전부는 아니더라도 한 90퍼센트 정도는 이해 가능할 것 같음.
어쩔 수 없는 시각 차이가 있다. 같은 운영진이더라도 리드-코멤은 좁혀질 수 없는 간격이 있음.
핵심은 '어쩔 수 없다'는 것임. 그냥 인정해야 된다. 인정 안하면 어쩔 건데.
사장이 맘에 안든다고 때려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다시 읽어보니까 뭔가 누구를 저격하는 뉘앙스인데 그런 의도는 아니고
그냥 서로의 위치-역할-시야 3요소의 상관관계를 말하는 거다.)
이 자리에서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난 보여도 그 사람은 못 보는 거다. 안 보는 게 아니라.
그래서 알려주거나 적당히 납득시켜야 한다. 납득 못하면? 어쩔 수 없는 거다.
괜히 감투 썼다고 부심부리는 거 아니고 철저히 경험에 기반한 결론이다.
말이 길었다. 결론은
1) 세상에는 내 뜻대로 안되는 일들이 있으니
2) 그걸 인정하고 기대를 좀 덜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오로지 이성과 합리였다면 저 결론은 틀린 말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동시에 다행이게도- 그렇지 않다.
백엔드 공부
백엔드 스터디에서 스프링을 공부 중이다. 진도 속도가 미쳤다.
안 그래도 게으른 사람인데 학기 병행하면서 하려니 정신 나갈 것 같다.
성격상 궁금한 거 생기면 그냥 못 넘어가는 타입이라 더 안 맞는 것도 있음.
별개로 실력은 쑥쑥 크는 중이다.
2-1 때 객체지향 배우던 거 생각하면 반년만에 이렇게 늘기도 쉽지 않음.
그래도 힘든 건 힘든 거다. 공부 방식에 대한 약간의 회의가 있다.
회의라고 해야할지 나의 방만함에 대한 변명이라고 해야 할지 확실하지가 않은 게 문제.
코로나
시험 당일 + 그 다음 시험 전전날 코로나에 걸렸었다.
단순 감기인줄 알았고 코로나보다는 시험 전날에 붕붕드링크 마시고 밤샘해서 생긴 몸살에 더 고통스러웠다.
비대면 수업이라서 행복했다. 저번 학기 생각나고 마냥 좋았음.
58분 기상 + 아침 먹으면서 수업 콤보는 못 참지 ㅋㅋ
대신 후유증으로 마른기침이 계속 나오는데 죽을 맛이다. 일주일 날로 먹은 대가를 치르는 건가?
왜 블로그를 안 쓰나요?
기록의 중요성이고 뭐고 일이 바쁘면 못하는 거지 뭐...
10분 짬내서 쓸 시간 없냐 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고 나보다 더 바쁘면서 잘만 쓰시는 분도 있겠지만
사실 사람마다 나름의 힘듦이 있지 않은가?
그냥 각자 알아서 하는 거고 글은 나중에 연말정산 때 몰아서 올릴 예정.
종강하고 여유가 좀 생기면 다시 재가동할 생각이다.
세미갓생
뭔가 갓생을 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일정만 봤을 때는 매일매일
학교에서 수업 듣고 -> 밤 10시까지 노열에서 공부하고 -> 집에서 나머지 일처리하고 놀기
이거 반복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저번 학기랑 비교했을 때 충분히 갓생인 것 같긴 한데
또 주변 사람들 보면 내가 하는 거의 2배 3배를 해내고 있으니까 이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주변에 어나더 레벨 굇수들이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땅에서 시간 파내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아웃풋에서 차이가 나는 거지? 하는 생각도 듬.
내가 능률이 구리거나 그 사람들이 가성비가 미쳤거나 내게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뭔가가 있거나 셋 중 하난데
아무래도 셋 다인 것 같다...? 내가 시간 잘 못 쓰는 것도 있지만 주변인이 평범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들인 것도 있고,
또 리드 일이 시간과 노력과 정신을 물먹는 하마처럼 잡아먹는 거 전부 사실이라는 것.
동양철학
교양으로 듣고 있는데, 대학 와서 들은 강의 중 TOP 2에 들어간다. 1등은 같은 교수님이 하시는 다른 강의다.
세상 사는데 참 도움이 많이 된다. 특히 커뮤니티 운영 관련해서 좋은 마인드셋을 가지게 해 줬다.
이 수업 들을 때만큼은 3시간 연강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나중에 리뷰해서 올릴 생각. 고된 학기생활 중 몇 안 되는 낙이다.
결국은
나아가고 있긴 하다. 최소한 올해 초에 '뭐라도 해야겠다' 하는 그 위기의식은 좀 덜어냈다.
(좀 많긴 한데) 실제로 뭔가를 하고 있고 얻어가는 것도 있으니 어찌됐든 우상향한 것이 아닌가.
예전에는 까마득해 보이던 것들이 희미하게 윤곽이 드러나고 있기도 하고, 아무튼 좋은 게 좋은 거.